왕좌지재 순욱의 토사구팽
삼국지 위나라의 초대 황제이자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은 조조. 하지만 순욱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싶어요.
아마 이름없이 굴러다니는 돌맹이같은 인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... 삼국지 관련 컨텐츠를 접했기 때문에 한 번쯤 들어봤다 싶은 그런 인물들처럼, 듣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하고 들어도 알지 못할 수 있는 우리의 기억 속 돌맹이들.
지금 떠오르는 인물이 있나요? 네 맞아요, 그 얼굴은 어렴풋이 본 거 같은데 이름은 잘 모르겠는 그 사람이요. 평한왕이라던지, 동오 덕왕이라던지...
그래서 사실상 위나라를 세운건 조조가 아니라 순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 그리고 그래서인지 더더욱, 순욱의 삶을 보면 직장생활에 대한 생각에... 힘이 빠져요. 충성을 다하는 직장생활은 순욱의 인생과 많이 닮아있을 것 같은 느낌...?
엘리트 인재
순욱의 할아버지 순숙은 성악설로 알려진 그 유명한 순자의 11대손이며, 순욱의 아버지 순곤은 순가팔룡이라하여, 순씨 집안 여덟 형제라 불리며 그 뛰어난 재능과 명망으로 유명했던 사람이에요.
그리고 그 뼈대있는 가문의 순욱도 어린시절부터 마을에서 신동으로 유명했는데, 어느 날은 남양의 명사 하옹이란 사람이 이런 순욱의 잠재력을 알아보고서는 "왕을 보좌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구나."라고 했다해요. 이 시절 인물평이란 것이 현시대의 이력서와 같은 역할을 할 정도로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이었는데, 이것이 순욱의 별명
왕좌지재
王:임금 왕 佐:도울 좌 之:어조사 지 才:재주 재
: 왕을 도울 수 있는 재주. 즉 왕을 보필한 만한 재능 또는 그런 재능을 지닌 인재.
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에 더해 완전 엘리트 코스만 밟은 최고의 인재인 셈이죠. 그리고 이런 순욱을 수하로 맞아들이게 된 조조 역시 한나라의 개국공신 장량에 비유하며, "나의 장자방이로다." 라며 엄청 기뻐했다 하는데, 유방의 믿고쓰는 네비게이션 장량에 비유한만큼 순욱에 대한 믿음도 절대적이었단 것을 알 수 있는 말이 있어요.
이순(二荀)이 논한 사람은 더욱 믿을 만하다. 나는 영원히 그것을 잊지 못할 것이다.
여기서 이순이란 순욱과 순유 두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, 순욱의 7촌 조카인 순유도 순욱이 추천해준 인재이며, 다른 인재들도 또한 모두 정말로 뛰어난 인물이어서 공경의 반열에 오른 사람만 10명이 넘었다고 하죠.
작은 일 하나조차 혼자 하기 힘든 세상에 믿고 쓸 수 있는 인재를 줄줄이 데리고 온다는 것은,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선물일거에요.
토사구팽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중국 한나라의 창업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한신때문에 더 유명해졋다고 생각하는데요. 말도 안되는 것 같은 트집을 잡혀 숙청당하며 한탄했다하죠.
과연 사람들이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, 좋은 사냥개가 삶겨진다라 한 것과 같구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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